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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토 요이치는 잠시 숨을 멈췄다. 그의 기민한 감각이 방으로 찾아오는 존재를 알린다. 사용인이 있는 집이니 누군가가 소리없이 복도를 드나드는 것 정도는 당연했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야심한 시각에 주인의 손님을 찾아오는 일은 드물었다. 하물며 내 일에 참견하지 말고 그저 없는 사람인 것처럼 굴라 단언한 시타나 하루나의 사용인이라면 더더욱 주인의 심사를 거스르는 일은 하고싶지 않을 것이다.
가볍고 사뿐한 걸음걸이,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조차 부드러운 고급 천, 희미하다못해 거의 들리지 않는 호흡. 문 밖의 존재는 순식간에 그 정체가 드러났다. 남은 것은 숨겨는 주겠다만 범죄에 협력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은 이가 대체 왜 이런 시간에 찾아왔나 하는 의문이다.
"뭐야, 역시 아직 안 자는 구나."
노크도 없이 문을 연 하루나가 옷자락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그녀가 몸 위로 걸치고 있는 것은 평상시에도 입기 귀찮을 고급 기모노였지만, 그는 그녀가 이를 잠옷으로 사용함을 알고 있다. 타카토는 새벽에 가까운 시간에 잠옷을 입은 여자가 남자에게 대뜸 찾아오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일순 고민했다가, 곧 생각을 멈췄다. 어차피 아이같이 짓궂은 생각으로 장난이라도 치러 왔겠거니 싶었다.
"무슨 용무라도 있나요?"
"그런건 아닌데. 세간에 유명한 지옥의 괴뢰사가 자는 모습은 어떤가 궁금해서 찾아와봤어."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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